[샛강다리에서 11] 「벌거벗은 임금님」과 전국목사장로기도회
왜 참석자들은 목장기도회 현장을 떠났나? 벌거벗은 임금님만 몰랐나? 무임승차는 뼈아픈 댓가가 따른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총회장 오정호 목사) 제61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가「시대는 부른다! 기도의 7000 용사를!」를 주제로 서울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5월20일-22일까지의 일정을 마치고 폐회했다.
은혜 가운데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교단의 동력을 얻어야 하는 전국목사장로기도회인데 본 기자는 제61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 내내 안데르센(H..C. Andersen)의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을 읽는 느낌이었다.
예장 합동 총회에서 전국목사장로기도회는 교단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메인 행사이다. 그러기에 금번 108회 총회도 제61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를 준비하고 개회하면서 7000 기도 용사를 외쳤다. 그러나 정작 개회 때는 2,300여명이 참석하는데 그쳤고, 급기야 폐회 시에는 500여명도 않되는 인원이 참석해 자리가 텅빈 가운데 마쳐야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본 기자는 폐회 시에 500여명이 참석했다고 하고 있지만 일부 기자는 300여명도 않됐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있다.
그러면 어쩌다가 이렇게 7000 기도 용사가 왜 기드온의 300용사처럼 쪼그라 들었을까?
첫째는 개회예배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총회장 상을 수여하고, 세례교인 헌금 납입 모범교회에 대해 시상을 한 것이 참석자의 반감을 샀다는 지적이다. 한 참석자는 "이는 맘몬주의(Mammonism) 를 총회에 끌어 들인 것이고, 교단의 개혁주의 정체성과도 분명한 차이가 있다. 세례교인 헌금 납입 모범교회에 대해 시상을 하려면 교인 수에 대한 납부 비율을 고려해야지 비율은 따지지 않고 액수만 가지고 많다고 대교회들만 줄을 세워서는 않된다고 본다"라고 밝혀 왔다. 특히 오정호 총회장은 평소에 「Soli Deo Gloria!」를 선창하며 개혁주의 전도사처럼 처신해 왔는데 한 순간에 그 이미지가 퇴색되어 버렸다.
둘째는 안일한 주차 대책이 문제였다. 전국목사장로기도회가 열린 사랑의교회에는 노회에 배정된 극히 일부의 주차권 소유자와 순서자, 그리고 이외 준한 차량 외에는 주차가 허용되지 않았다. 그 결과 외부에 차량을 주차했던 참석자들 가운데는 마치고 귀가할 때 A 목사의 경우 무려 5만원이 넘는 주차 요금을, B 장로의 경우에는 목장기도회 기간 동안 무려 17만원이 넘는 주차 요금을 내고 출차하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결국 곳곳에서 불평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여기서 또한 지적할 부분은 막상 사랑의교회 주차장은 상당한 여유 주차공간이 남아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작년에 전국목사장로기도회가 열렸던 역삼동 충현교회는 많은 차량이 몰렸음에도 이런 문제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참고적으로 사랑의교회는 평상시 주일에는 인근 외부 주차장이나 서초고나 한강시민공원 주차장에 차량을 분산 주차케하고 셔틀버스를 운행해 주차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셋째는 원팀의 이미지가 퇴색된 것이 참석자들을 현장에서 몰아낸 원인이 됐다. 오 총회장은 부총회장 출마시에는 학연, 지연, 혈연을 넘어 서자고 했고, 108회 총회 이후 일관되게 원팀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제61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를 볼 때 총회장이 외치는 원팀과 대다수의 총회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원팀 사이에는 넘사벽이 있음이 드러났다.
앞으로 109회 총회를 준비하고 이끌어야 할 분들은 「벌거벗은 임금님」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아가 이를 위해 이번 제61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가 차기 전국목사장로기도회를 위한 반면교사가 되었으면 한다.
본지는 108회 총회 직후 한 장의 사진과 함께 제보를 받았다. 그것은 108회 총회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인 「교회여, 일어나라!」가 분당 H 교회의 2021년 캐치프레이즈였다는 사실과 분당 H 교회의 교역자들의 단체 사진이었다. 「교회여, 일어나라! 」는 아주 흔한 슬로건일 수 있다. 그래서 모를 수도 있고, 그럴 수도 있지라고 치부할 수 있다. 그러나 또한 인터넷 검색이나 SNS 등, 조금만 관심을 가졌어도 충분히 미리 파악할 수 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결국 우리나라의 장자교단이라 자부하는 본 총회가 너무 쉽게 무임승차했었다고 볼 수 있다. 참고적으로 지난 107회 총회의 캐치프레이즈 「샬롬 부흥」은 생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자의 생각으로도 그전 한 해 동안 많은 준비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본 교단은 많은 인적 자원과 인프라를 구비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장자교단이다. 2등은 앞만 보고 따라 가도 갈수 있지만 1등은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 장자는 2등의 자리가 아니다. 본 교단이 한국교회의 장자교단이 되고 싶다면 본 교단과 한국교회를 위해서 무임승차가 아니라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 본 교단이 한국교회를 향해 장자교단이라 외칠 수 있고, 거기에 맞는 역할도 감당할 수 있다.
샛강다리는 여의도와 신길역을 연결하는 다리입니다.
샛강다리는 사람은 걷고, 자전거도 내려고 끌고 가야 통행이 가능합니다.
샛강다리는 차량은 절대 사절합니다.
샛강다리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입니다.
샛강다리는 그래서 좋은 다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