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코비드-19와 개척교회의 성탄절

가장 초기의 성탄 분위기와 닮은 꼴의 성탄 모습이었다고도 생각해 본다. 다음 달 월세도 내지 못해 건물주로부터 퇴거해 달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지만... 개쳑교화 목사는 이것이 초기 성탄의 모습일 것이라고 자위(自慰)하며 거울을 보면서 미소짓는다.

2020-12-30     개혁타임즈(Reformed Times)

 

코비드-19가 한국교회를 초토화시킨 후 맞는 올해 성탄절. 개척교회 목사로서 성탄예배를 언택트로 밖에 할 수 없었음에 분명 아쉬움이 남음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근래들어 가장 초기의 성탄 분위기와 닮은 꼴의 성탄 모습이었다고도 생각해 본다.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언제부터인지 지금까지 상당수 기독교인들이 세상의 기준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자본주의와 물질만능주의에서 파생된 캐럴이 울려 퍼지고 멋진 선물을 주고 받으며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따위의 성탄 분위기에 취해 왔고, 그것이 당연히 성탄절의 모습이라고 여겨 왔다. 어쩌면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한다는 것은 그런 허울뿐인 기독교인들에게는 하나의 액세서리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개쳑교회

그러나 아기 예수 탄생 때로 돌아가 보면 베들레헴 마굿간에서 태어나신 아기 예수는 세상의 관심 밖에 있었다. 아기 예수는 여관의 초라한 마굿간에 눕혀져 있었고 기껏해야 동방박사들과 베들레헴 지경의 목자들이 찾아와 경배했을 뿐이다. 또한 동방박사들부터 다윗의 후손이 태어났다는 첩보를 접한 헤롯은 오히려 아기 예수를 죽이려 많은 군사들을 보냈고 실제로 적어도 수백 명의 아기들이 영문도 모르고 죽음을 당했다. 떠들썩한 축하와 경배가 아니라 무관심과 초라함과 아기 예수의 부모는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을 헤롯으로부터 오는 긴장감이 그곳에 있었다.

 

코비드-19 속에 맞은 개척교회의 성탄절은 어떠했을까? 일부 중대형교회들은 코비드-19에도 헌금이 줄지 않았다들 하지만, 개척교회의 형편은 말을 않해도 뻔하다. 거기다 설상가상 이랄까, 언택트라고 더욱 쓸쓸하고 초라하다. 또한 중국에서 기독교인들 모임 때에 공안이 언제 급습해 올지 긴장하듯이 혹시 방역수칙을 준수하는지 살펴 보겠다고 공무원이 오는 것은 아닌지, 누가 신고해 경찰이 오는 것은 아닌지. 당장 코비드-19가 아니라도 어려운데, 지금 월세가 몇 달이나 밀려 있고, 다음 달 월세도 내지 못해 건물주로부터 퇴거해 달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개척교회 목사는 이것이 초기 성탄의 모습일 것이라고 자위(自慰)하며 거울을 보면서 미소짓는다.

한 개쳑교회 목사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