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신학부장 신현철 목사] 사순절, 지켜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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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신학부장 신현철 목사] 사순절, 지켜야 할 것인가?
  • 개혁타임즈(Reformed Times)
  • 승인 2021.03.1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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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회 총회, 사순절 지키지 않기로 결의
제103회 총회에서 84회 결의 재확인

성경적 근거를 갖고 있지 못하다
말씀 중심의 신앙을 훼손케 할 우려가 크다.

 

신현철 목사 (총회신학부장, 마포중앙교회, Ph.D.)
신현철 목사 (총회신학부장, 마포중앙교회, Ph.D.)

부활절이 다가오면서 사순절에 대한 언급이 곳곳에서 들린다. 특히 장로님들의 기도에서 사순절에 관한 언급이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절기에 관한 언급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그것이 자칫 개혁신학적 정신을 훼손하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혁신학이라 함은 의식과 예전 중심의 중세 로마교회가 미신적 경향을 보이게 됨으로 성경을 중심으로 한 바른 신학을 회복한 것이다. 성경을 잃어버린 교회에 다시금 성경을 찾아주고, 성경을 중심으로 하나님을 섬기도록 이끈다. 건강한 교회는 철저하게 말씀 위에 서 있어야 한다. 개혁자들은 “오직 말씀으로”라는 기치로 미신적인 로마교회에서 벗어나 개혁교회를 이룩했다.

 

교회력의 의미와 그 수용

그러나 시간이 흘러 종교다원주의와 감성을 중심으로 하는 사조가 일어나면서 교회와 신앙에 대한 새로운 시도가 나타났다. 말씀 중심의 예배는 지성주의에 빠져 건조하고 메마른 교회가 되어가고 있다는 반성이다. 이는 기존의 말씀 중심의 예배가 가져다 주는 피로감을 해소할 수 있는 신선하고 감성적인 예배를 추구하게 했고, 중세로부터 내려오는 교회력에 따른 절기와 행사와 축제를 복원하려는 경향을 보이게 되었다.

최근의 교회들이 말씀중심의 예배가 건조하다는 이유로 교회력에 대한 관심을 갖고, 점차 많은 부분에 사용하려는 경향을 띠고 있다. 근래 일부 교파와 교회들에서 교회력뿐 아니라 축일 색깔까지도 재도입하려는 것은 가톨릭적 예배 복고 운동의 영향으로 특히 에큐메니컬 계통의 학자와 교회들에서 두드러진다. 통합측 예식서(1980년)에서도 대강절, 성탄절, 현현절, 사순절, 부활절, 오순절, 왕국절 등 7개 절기를 받아들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교회력에 대한 개혁신학적 입장

물론 교회력은 나름의 가치가 있다. 교황 비오 12세(Pius XII)의 말처럼 “구속 역사를 경험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즉 구원의 언약과 성취가 ‘시간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통해 ‘기독교 복음의 특성’을 드러내는 유익이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의 절기는 구속사에 대한 회상뿐만 아니라, 그것을 넘어 앞으로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소망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절기는 항상 ‘현재적이고 산 실재들’이다. 16세기 종교 개혁 당시에도 루터를 포함한 보수적인 개혁자들이 교회력을 보존하려고 했던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반면 칼빈은 주일 외의 모든 축일을 거부했고, 존 녹스(John Knox) 역시 마찬가지였다. 또한 영국의 청교도들은 부활을 축하하는 ‘주의 날’만을 창조로부터 부활에 이르는 구원의 역사를 기념하는 유일의 축일로 삼아 다른 축일을 모두 폐지하려고 했다. 그들이 그렇게 한 것은 교회력이 단지 가톨릭의 산물이며, 자신들의 종교개혁에 방해가 되기 때문은 아니었다. 가장 본질적으로 교회력이 미신화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교 개혁자들은 성경 진리에 입각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인 절기를 받아들였고, 그 외의 모든 절기와 축일들은 폐지한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력에 대한 개혁신학적 입장이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이해함이 필요하다. 개혁신학자들 역시 교회력의 중요성을 인식한다. 그것이 갖는 순기능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기존의 모든 교회력을 수용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왜냐하면 교회력을 수용함에 있어서 분명한 원리가 있기 때문이다.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 제109문에서 “하나님께서 친히 제정하지 않으신 어떤 종교적 예배를 고안”하는 것도 2계명을 어긴 것으로 이해한다. 즉 개혁신학에서 교회력을 제정함에는 성경적이고, 구속사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세 로마교회가 교회력을 이유로 온갖 미신적인 것을 만들어 삽입했다. 결국 그것은 신앙과 교회를 변질케 하고 말았다. 개혁신학은 성경을 근거로 모든 미신적인 것을 척결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개혁신학의 전통 위에 서 있는 교회는 교회력을 수용함에 있어서도 반드시 성경적, 구속사적 근거를 갖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개혁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고 경축하는 부활절과 부활을 기념하는 모든 주일을 교회력의 핵심으로 이해한다.

 

사순절을 지키는 것은 합당한가?

중세적 교회력에서 사순절(四旬節, Lent)은 부활절 40일 전에 오는, 이마에 재로 십자가를 그리거나 바르며 죄를 통회하는 성회 수요일에서 시작하여 6주간 금식, 절제, 회개로 그리스도의 고난을 기념하는 절기를 말한다. 필립 샤프에 의하면 “적어도 325년 무렵에 부활절 축제에 앞서 사순절(Quadragesima)이라고 불리는 기간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순절이 그리스도의 고난을 기념한다는 측면에서 나름의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구속사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마 가톨릭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순절에는 그 형식에 있어서 다양한 의식들을 만들어 지키게 되는데, 그것은 사실상 성경적 근거를 갖고 있다기 보다는 다분히 미신적인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개혁신학자들은 사순절을 지키는 것을 반대한다. 칼빈은 물론 청교도들도 사순절이 미신적임을 들어 반대했다. 또한 사순절은 “성경에 없는 것을 만들어낸 후 그것에 종교적 의미를 부여”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아무리 구속사적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위선 내지 거짓에 기반을 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6주간에 걸친 긴 기간을 사순절로 정하여 고기를 금하고 철야케 하는 것은 성도들의 신앙에 격려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신앙의 양심을 억압하는 일이 될 수 있고, 성도들의 건강한 일상생활을 방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로마 가톨릭의 절기와의 혼동으로 개혁교회가 가진 성경적 가르침을 왜곡시킬 위험도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교단 제103회 총회는 이러한 위험성을 간파했다. 그리고 개혁신학적 입장에서 이를 명쾌하게 정리했다. 사순절은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을 기념하는 의미를 반영한 듯하지만, 성경적 근거를 갖고 있지 못한 것이며, 자칫 미신적 신앙에 천착케 하거나 혹은 로마 가톨릭과의 혼동을 불러오게 할 뿐만 아니라 말씀 중심의 신앙을 훼손케 할 우려가 크므로 그 시행을 금지하였다. 따라서 본 교단에 속한 목회자들은 물론 장로들과 성도들도 사순절의 위험성을 깊이 인식하고 즉시 중단해야 할 것이다. 반면 현재 개혁교회가 시행하고 있는 교회력을 따라 부활절과 고난주간을 더욱 성경에 부합하도록 지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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