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강다리에서 10] WCC 용비어천가는 울려 퍼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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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다리에서 10] WCC 용비어천가는 울려 퍼지고
  • 개혁타임즈(Reformed Times)
  • 승인 2022.12.1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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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교단
총회장과 총무 앞에서
울려 퍼진 WCC 용비어천가

 

한국교회총연합 제6회 정기총회 모습
한국교회총연합 제6회 정기총회 모습

얼마 전 길을 가다 노상에서 더덕을 까서 손질해 파는 70대 노파와 흥정하는 아낙을 보게 되었다. 노파의 손등은 거칠었고, 손끝은 종일 생 더덕을 깐 것을 증명하듯 진흙으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아낙은 결국 몇개의 더덕을 덤으로 더 가져 갔다. 이러한 모습은 보통 흔히 보는 모습이다. 

그런데 이렇게 깎기 좋아하고 덤을 좋아하는 아낙도 백화점에 가서는 절대로 깎지 않는다. 지금까지 백화점에서 상품 가격을 깎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한번은 깎는 모습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8일 종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제6회 정기총회를 열어 우여곡절 끝에 기하성 대표총회장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시무)를 1인 대표회장에, 예장 합동 총회장 권순웅 목사, 예장 대신 총회장 송홍도 목사 등이 공동대표회장에 취임하는 등의 회무를 처리하고 폐회했다.

이날 예장 백석 측에서는 임원인선위원회의 대표회장 순번제 문제점을, 예장합동 총무 고영기 목사는 임원인선위원회를 총회 20일 전 이후에 가진 것과 류영모 대표회장의 부당 개입을 지적했다. 

장시간 지속된 설전은 예장합동 총무 고 목사의 지적에 대한 류영모 대표회장의 사과와 증경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의 등장으로 마무리가 되긴 했지만 분명 좋은 모양새는 아니었다.  

 

한국교회총연합 제6회 정기총회 모습
한국교회총연합 제6회 정기총회 모습
한국교회총연합 제6회 정기총회 모습
한국교회총연합 제6회 정기총회 모습

그런데 좋지 않은 모습은 그것만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이를 인식조차 못하고 있었다는 것인데, 그것은 WCC(World Council of Churches)에 대한 문제이다. 예장 통합 전 총회장이며, 한교총 초대 이사장을 역임하기도 한 최기학 목사는 1부 예배 설교에서 본 교단 권순웅 총회장과 고영기 총무가 제일 앞에 앉아 있는 가운데 “WCC는 1948년에 생긴 단체인데 75년 동안 한 번도 분열한 적이 없다. 개신교 최대 연합기구가 WCC다. 그 기조가 되는 원리가 에큐메니즘이며 일치와 연합이다. 본질에서는 일치, 비본질에서는 자유와 용납이다”라고 힘주어 외치며 WCC에 대한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급 찬사를 쏟아냈다.

최 목사는 본 교단 총회장과 총무가 제일 앞에 앉아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와 한교총의 나아갈 방향의 롤모델로 WCC를 제시한 것이다. 이는 한교총을 대하는 예장 통합의 기본 방향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본 교단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던 시절에 WCC와 WEA 문제로 시끌했었다. 그러나 정작 연합 활동에서 WCC 찬가를 부르고 있는데 아무 말도, 아무 반응도 없다. 최소한 사후에라도 유감 표현을 받고 재발 방지책을 요구했어야 마땅하다는 생각은 지나친 생각일까? 

 

한국교회총연합 제6회 정기총회 모습
한국교회총연합 제6회 정기총회 모습
우측이 설교자인 예장 통합 전 총회장 최기학 목사
우측이 설교자인 예장 통합 전 총회장 최기학 목사

예장 통합 관계자들도 한교총에 나올 정도라면 WCC 문제가 예장 합동에서 매우 민감한 문제라는 것을 누구나 인지하고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예장 통합 총회장과 한교총 초대 이사장을 지낸 인사가 한교총 정기총회에서 거리낌없이 도발적으로 WCC 찬가를 불러 된다면 언젠가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어떤 교단 연합 행사나 모임이라도 민감한 문제는 반드시 실무적 사전 조율이 있어야 한다. 실제로 부활절 연합예배나 국가조찬기도회에서는 사전에 설교자를 협의하고 설교문도 미리 공개된다. 

교단 연합 행사나 모임에서 주요 자리를 차지하고 실리를 챙기는 것도 분명 중요하지만 교단의 신학과 정체성을 지키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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