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총신 서창원 교수] 2020년 마지막 주일 예배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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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총신 서창원 교수] 2020년 마지막 주일 예배를 마치고....
  • 개혁타임즈(Reformed Times)
  • 승인 2020.12.2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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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주일이면 어김없이 예배당을 향하던 발길이 멈춰 섰다.
불신자라면 이것 때문에 고통스러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성도에게는 이것이 큰 아픔이요 눈물이다.

내가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지 반세기가 훌쩍
넘어가고 있는 시간 동안 이렇게 삭막하고
쓸쓸하고 외롭게 성탄절을 맞이한 적이 없었다.

'사람들에게 받는 선물이 없어도 주님의 큰
은혜가 있다면 은혜 없는 큰 선물보다 낫다'

 

총회정년연구를 위한 공청회에서 서창원 교수
총회정년연구를 위한 공청회에서 서창원 교수

올해는 성도들이 참으로 힘든 한 해이다. 신자이든 불신자이든 모두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지만 성도에게는 가중치가 더 있다. 똑같이 168시간을 가지고 있지만 그 중에 적어도 십의 일은 주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진다. 공적인 시간이나 사적인 시간이나 언제나 천지에 충만히 계신 전능자와 동행하는 자이다. 그런데 주일이면 어김없이 예배당을 향하던 발길이 멈춰 섰다.

불신자라면 이것 때문에 고통스러워하지 않는다. 성도의 교제와 나눔이 없어도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 그러나 성도에게는 이것이 큰 아픔이요 눈물이다. 포로로 잡혀간 다니엘이 예루살렘을 향하여 창문을 열어놓고 하루에 세 번씩 기도하던 심정이 충분히 공감이 된다.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 성전을 향한 발걸음, 성도들과 함께 힘차고 우렁차게 찬미하던 일, 주님의 떡과 잔을 먹고 마시며 주님의 임재하심을 강렬히 경험하던 그 모든 예식이 다 사라졌다. 때로 우리 마음을 후벼 파헤치고 심장을 도려내는 불같은 말씀, 늘 위로하고 격려하며 힘을 솟아나게 하는 능력의 말씀을 두 눈과 귀로 청취하던 그 모든 시간들이 꿈같은 일이 되었다. 물론 온라인으로 예배에 참여한다. 그러나 예배당에서 온 성도들이 함께 하던 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 긍정보다 부정적 요소가 더 많이 작용하고 있다.

 

무엇이 그 모든 것을 앗아갔는가? 한 번도 꿈꿔본 적도 없고 경험해본 적도 없는 이런 일이 왜 벌어지고 있는가? 다니엘의 입장에서 보면 그 모든 것은 철저하게 자기 조상들과 자신들의 죄악으로 빚어진 일이었다. 우상 섬김을 멀리하고 주의 계명을 잘 듣고 지켜 행하였더라면 생면부지의 땅에까지 끌려와서 주님의 교회에서 주님의 백성들과 함께 하였던 그 모든 복락을 다 잃어버린 이 참담한 일은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크시고 두려워 할 주 하나님, 주를 사랑하고 주의 계명을 지키는 자를 위하여 언약을 지키시고 그에게 인자를 베푸시는 자시여, 우리는 이미 범죄하여 패역하며 반역하여 주의 법도와 규례를 떠났사오며 우리가 또 주의 종 선지자들이 주의 이름으로 우리의 열왕과 우리의 방백과 열조와 온 국민에게 말씀한 것을 듣지 아니하였나이다... 주여 수욕이 우리에게 돌아오고 우리의 열왕과 우리의 방백과 영조에게 돌아온 것은 우리가 주께 범죄하였음이니이다마는 주 우리 하나님께는 긍휼과 사유하심이 있사오니...주여 내가 구하옵나니 주는 주의 공의를 좇으사 주의 분노를 주의 성 예루살렘, 주의 거룩한 산에서 떠나게 하옵소서 이는 우리의 죄와 우리의 열조의 죄악을 인하여 예루살렘과 주의 백성이 사명에 있는 자에게 수욕을 받음이니이다 그러하온즉 우리 하나님이여 지금 주의 종의 기도와 간구를 들으시고 주를 위하여 주의 얼굴빛을 주의 황폐한 성소에 비춰주시옵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귀를 기울여 들으시며 눈을 떠서 우리의 황폐된 상황과 주의 이름으로 일컫는 성을 보옵소서 우리가 주의 앞에 간구하옵는 것은 우리의 의를 의지하여 하는 것이 아니요 주의 큰 긍휼을 의지하여 함이오니 주여 들으소서 주여 용서하소서 주여 들으시고 행하소서 지체치 마옵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주 자신을 위하여 하시옵소서 이는 주의 성과 주의 백성이 주의 이름으로 일컫는바 됨이니이다”(단 9:4-6, 8, 16-19).

 

서창원 교수 모습
서창원 교수 모습

내가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지 반세기가 훌쩍 넘어가고 있는 시간 동안 이렇게 삭막하고 쓸쓸하고 외롭게 성탄절을 맞이한 적이 없었다. 목회를 하면서도 한 번도 공 예배가 없이 연말연시를 맞이한 적도 없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한 해 동안 수고했다며 서로 격려하고 특별히 부교역자들과 직원들에게 케이크라도 하나씩 들고 가도록 선물을 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담임 목회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설교 목사로 주일 강단을 지켰다. 교회 내부적으로는 서로 주고받는 일이 있는지는 모른다. (아마도 없는 것 같다.) 올해 마지막 주일 예배 설교를 하고 아내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교인 중에 자녀 결혼시키고 감사하다는 표현으로 예배에 참여한 20명의 교역자들과 장로 및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떡 두덩이 마저 없었다면 정말 섭섭했을지 모른다. 그 흔한 문자 메시지도(성도들도 모르고 나도 모르니), 세금 들어가지도 않는 말 한마디도 나누지 못하고 그냥 발걸음을 돌리며 직원 한분에게 '내년에 만나요.'하고 헤어졌다. 오는 길에 묵상했다. ‘나는 무익한 종이니이다! 나의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니이다!’ 이 말씀을 적용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느꼈다. 모욕하고 조롱하고 치욕적으로 발길질하고 쫓아 보내는 것이 없는 것만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해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 목회 계획을 세우는 일로 묵묵히 기도하며 지내는 시간이었는데 이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학교 교수로서의 일도 내년 두 학기를 마무리하면 꼬박 30년을 강의하던 교정도 떠나게 된다. 한국개혁주의 설교연구원도 30주년을 코앞에 두고 있다. 앞으로의 일들을 주님께서 어떤 방향으로 인도해 주실 지를 놓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진다. '사람들에게 받는 선물이 없어도 주님의 큰 은혜가 있다면 은혜 없는 큰 선물보다 낫다'는 존 번연의 말을 떠올리며 겸허히 기도한다.

 

서창원 교수 모습
서창원 교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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