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강다리에서 6】 넌 칼라 필름을 잊었니?
상태바
【샛강다리에서 6】 넌 칼라 필름을 잊었니?
  • 개혁타임즈(Reformed Times)
  • 승인 2022.03.07 08: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무얼 잊었을까?
목사로서, 장로로서 예배당 문이
강제로 닫히고 예배를 제대로 드리지
못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최소한 목사라는, 장로라는
정체성은 잊지 말아야 한다.

 

새에덴교회 모습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새에덴교회 예배 모습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가 퇴임식 때에 신청해 화제가 됐던 곡이다. 16년 총리직을 마치며 메르켈이 첫 번째로 고른 곡은 17세기 찬송가인 주 하나님의 권능과(Holy God, We Praise Thy Name)’였다. 그가 동독에서 루터교 목사의 딸로 자란 배경을 생각하면 이해할 만했다. 세 번째 곡은 1974년 동독에서 나나 하겐(Nina Hagen)이 불러 크게 유행한 넌 칼라 필름을 잊었니였다. 이 곡은 유명 관광지에 놀러갔는데 남자 친구가 흑백 필름만 가져와 아무리 찍어봤자 누구도 이게 얼마나 멋진지 알 수 없잖아라며 화를 내는 내용이다. 메르켈이 동독에 살던 20세 때 불려진 이 노래는 금지곡은 아니었지만, 당시 공산주의 정권 하에서 온통 칙칙하고 회색빛이었던 동독 사회를 노래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메르겔 총리는 퇴임식 때의 신청곡을 통해 재임 시절 특별히 드러내지 않던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메르켈의 아버지는 함부르크 루터교 목사인 호르스트 카스너(Horst Kasner)인데 1957, 동독에서 270만명이 서독으로 엑소더스(Exodus) 할 때 오히려 그는 동독에 목사들이 매우 부족함을 보면서 브란덴부르크주 템플린(Templin)으로 넘어갔다. 메르겔은 동독에서 루터교 목사의 딸로 자랐고, 젊은 시절 그가 살던 동독은 칙칙하고 회색빛 같았다. 메르겔은 이것을 잊지 않았다.

 

코로나 예배 제한 공지 모습
코로나 예배 제한 공지 모습

오늘 우리는 무얼 잊었을까?

코로나가 3년차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 초기에 정부는 다른 곳보다 먼저 예배당의 문을 닫게 했다.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는 자발적이라 포장되어 순식간에 휴지 조각이 됐다. 코로나 상황이었다고 하지만 한국교회는 전쟁 중에도 예배를 드렸고, 전염병이 유행할 때도 예배를 드렸다고 항변했지만 코로나 3년차에 이르기까지 오뉴월에 개끌려 가듯이 속절없이 끌려 다녔고 결국 한국교회는 초토화됐다. 그 때 한국교회와 목회자들과 장로들은 교회당을 거의 강제로 문닫게 하고 예배를 제한하는 것에 대해 울분을 토로하며 전국적으로 하나가 됐다. 이유를 막론하고 한국교회가 그렇게 정부 방역에 협력했음에도 정부는 언론과 각종 여론 조성을 통해 한국교회를 상식없는 이기적 이고 야만적 집단으로 몰아 부쳤다. 그런데 최근들어 확진자가 기하수적으로 늘어남에도 방역을 완화하는 현재의 상황을 보면서 곰곰이 복기(復棋)해 보면 코로나 3년간 한국교회를 짓눌렀던 일들이 정치방역이었음이 분명히 드러난다. 그리고 대통령 선거철이 되자 상황은 급변해 대통령 후보자를 낸 주요 정당은 한결같이 한국교회에 구애의 눈길과 손길을 보내고 있다실컷 두들겨 패놓고 이제 와서는 사탕하나 던져주고 그것이 본뜻이 아니었다고 이제는 잘해보자고 하는 모양새이다.

우리는 무얼 잊었을까?

대통령 선거에 나선 유력한 후보들이 무속신앙에 의한 주술과 미신 논쟁, 동성애 법, 포괄적 차별금지법 논란, 인간성, 정직성, 신뢰성 등에서 기독 유권자들들은 물론 하나님 앞에서도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MENE, MENE, TEKEL, UPARSIN), 수준 미달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목사와 목사, 장로와 장로가 온라인과 SNS 상에서 목숨걸다시피 다투고 또 다툰다. 그렇지만 이번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을 볼 때도 이번 선거는 믿음좋은 신앙인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이번 후보들의 면면을 볼 때 더욱 그렇다. 또한 목사로서, 장로로서 예배당 문이 강제로 닫히고 예배를 온전히 드리지 못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심히 어려운 일이다. 그것이 정치방역 때문이었다고 할 때는 더욱 씁쓸하다. 해방 이후 현대사 속에서 교회가 이렇게 비참한 꼴을 당한 적이 있었던가? 우리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 후보자와 그 후보자를 낸 정당을 보면서 혹시 앞으로 유사한 일이 생기면 누가, 어느 정당이 한국교회를 이해해주고 한국교회가 예배할 수 있도록 끝까지 협조해 줄지, 그리고 한국교회가 반대하는 동성애법, 포괄적 차별금지법 등 각종 악법들을 통과시키지 않으려고 협력해 줄지 올바로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아무리 각자 지지하는 후보가 있고 정당이 있다고 해도 최소한 목사라는, 장로라는 정체성은 잊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2024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 윤 대통령 참석 가운데 열려
  • 동안주노회, 제200회 기념예배 및 정기노회, 김동관 목사 부총회장 후보 추천
  • 총신대신대원총동창회, 제34회 회기별 대표 초청세미나 가져
  • 장봉생 목사, 서울노회에서 총회 부총회장 후보 추천받아
  • 총회미래정책전략개발위, 목회자 수급정책 컨퍼런스 열어
  • 교회여 일어나라! 목양아카데미, 전국장로부부 One Day 말씀 축제 열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