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정전 70주년 특집 Ⅰ]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한국교회의 책임과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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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정전 70주년 특집 Ⅰ]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한국교회의 책임과 역할
  • 개혁타임즈(Reformed Times)
  • 승인 2023.03.2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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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총 13만3천675명 중
지금까지 겨우 3043명 상봉
현재 생존자는 4만2천624명(31.8%)

한국전쟁 때, 신앙을 위해 대거 월남,
한국교회의 부흥과 성장에 앞장 서
이제는 한국교회가 눈물을 씻겨 줘야

남북 이산가족, 역할 분담 통해
몸값을 주고라도 죽기 전에 상봉시켜야
국군포로는 정부 차원에서
기독교인은 한국교회
일반 이산가족은 민간 단체가 맡아
몸값까지도 대신 낼 수 있어야
한국교회가 눈물을 씻겨 줘야
남북 이산가족 상봉, 2018년 8월22일 금강산호텔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 2018년 8월22일 금강산호텔에서(TV 화면 캡쳐)

올해는 한국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50625일 발발한 한국전쟁은 1953727일 판문점에서 협정이 체결되어 현재도 휴전 상태에 있다. 70주년을 맞은 오랜 정전 협정의 지속은 많은 문제와 과제들을 남겼고, 이는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특히 남북의 군사력 경쟁으로 인한 대결 구도는 북한의 사실상의 핵 보유 상황까지 만들면서 한반도를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화약고로 만들었다. 또한 천만 이산 가족으로 상징되는 이산가족을 만들어 내면서 한반도의 현대사 가운데 현존하는 최대의 아픔이 됐다.

본 글에서는 시급성을 감안해 우선적으로 남북이산가족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실제적으로 남북 이산가족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통계는 내기가 어렵지만 1950년 공보처의 자료에 따르면 1945년 해방 후 19498월까지 월남자는 총 3283,000여 명이며 당시 월평균 3,000여 명이 남하하여 전쟁 이전 월남자 수는 350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리고 1954년 국방부의 자료를 보면 한국전쟁 피난민이 전국적으로 최대 6514,582명에 달했고, 같은 시기 발행된 다른 통계 자료에는 ‘1.4 후퇴전후 시기에 889,130만여 명의 피난민이 새로 남하했다고 되어 있다. 이상의 정부측 자료들을 종합해 전쟁 이전 월남 실향민 약 350만 명, 전쟁 이후 월남 피난민 약 150만 명을 합해 500만여 명이라 추산하고, 이북에 또 그만큼 가족이 남아 있다고 보아 통상 ‘1천만 이산가족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편 통일부는 총 133675명이 이산가족 상봉신청을 했고, 그중 지금까지 총 3043(생존자 1099·사망자 1944)이 상봉을 했으며, 비율로는 2.28% 수준이라 밝히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총 133675명의 이산 가족 상봉 신청자 중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넘으면서 고령으로 사망하는 이산가족 1세대가 크게 늘어 현재(20231월 말 기준)는 생존자가 31.8%42624명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참고적으로 지난 한 해 동안 남한에서는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가운데 3647명이 사망했다. 생존한 신청자들은 연령대별로 90세 이상이 전체의 28.5%, 80대가 37.1%, 70대는 19.2%, 609.3% 그리고 59세 이하는 6% 정도로 집계됐다.

북한에도 많은 수의 이산가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열악한 북한의 의료 환경과 낮은 평균 수명 등을 고려할 때 상당수가 끝내 헤어진 가족과 재회도 못 한 채 생을 마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남북 이산가족 대면·화상 상봉과 생사확인은 20188월 이후 지금까지 한 차례도 이뤄진 바 없다.

 

백두산 전경 모습
백두산 전경 모습
남북 이산가족 상봉, 2015년 10월21일 금강산호텔에서(TV 화면 캡쳐)
남북 이산가족 상봉, 2015년 10월21일 금강산호텔에서(TV 화면 캡쳐)
남북 이산가족 상봉, 2018년 8월22일 금강산호텔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 2018년 8월22일 금강산호텔에서(TV 화면 캡쳐)

권영세 통일부장관은 2023127KBS1-TV '일요진단 라이브'에서 지난 5년간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중단된 것을 "가장 안타깝게 생각한다. 최초 신고(상봉 신청)받은 (이산가족) 13만명 중 현재 생존자가 4만명으로 평균 연령이 80세가 넘는다. 앞으로 4년이 지나면 거의 남아(생존해) 계시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앞으로 4년이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한국전쟁 정전 협정 70주년이 되는 2023년을 맞이한 지금 한반도에서 남북 군사력 경쟁은 분명 가장 위험한 실제적 상황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남북 이산가족 상봉문제는 시급성을 볼 때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문제이다. 앞서 밝힌대로 생존자가 31.8%42624명 밖에 남아 있지 않은 지금이 골든 타임임이 분명하다.

여기에서 필자는 한국교회가 이 시급한 문제와 과제에 대해 더욱 분명하고 명확한 책임감을 갖고 모든 가능한 방법과 수단을 동원해 42624명의 이산가족 생존자들이 죽기 전에 서로의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런 제안을 하는 것은 한국교회가 남북이산가족 상봉에 나서야 할 충분하고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판문점에서 필자의 모습
판문점에서 필자의 모습
판문점에서 필자의 모습
판문점에서 필자의 모습

본래 19458.15 해방과 1950년 한국전쟁 전에 한반도에서 기독교의 중심은 북한이었다. 북한교회는 해방된 북한에서 김일성 정권과 상대할 수 있는 강력한 조직과 동원력과 힘을 가진 유일한 집단이었고, 김일성 정권도 함부로 무시할 수 없는 집단이었다.

그러나 북한의 김일성 정권과 사사건건 지속적으로 대립한 기독교는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상당수의 기독교 목회자들과 지도자들과 기독교인들이 신앙을 위해 대거 월남함으로 북한교회는 사실상 와해되어 현재까지 이르고 있고, 지금 북한에는 공식적으로 체제 선전을 위한 봉수교회와 칠골교회 만이 존재하고 있다.

 

압록강 표지석 모습(중국 단둥에서)
압록강 표지석 앞에서의 필자 모습(중국 단둥에서)

여기서 아쉬운 점은 결과론적이지만 해방 후 김일성 정권의 탄압이 조직적이고 강력했지만, 월남한 상당수의 기독교 목회자들과 지도자들과 기독교인들이 월남하지 않고 북한교회를 지켰다면 북한교회가 그 후로 어떻게 전개됐을까하는 점이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기독교는 로마제국의 강력한 박해 가운데서도 순수성을 지키며 살아 남아 오히려 로마제국의 국교가 되도록 했고, 통독에 있어서도 동독의 교회가 큰 역할을 했다.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정전 이후에도 북한교회 중심 세력이 북한을 떠나지 않고 지켰다면 많은 박해를 받고 희생을 치렀겠지만 분명 양상은 달라졌을 것이다.

어찌됐든 북한 정권의 강력한 기독교 탄압으로 월남한 기독교인들은 남한에서 기독교 중심 세력으로 편입되면서 한국교회 부흥에 있어 큰 역할을 했고 북한 정권에 맞서는 보수세력의 강력한 교두보가 됐다. 이들은 앞에서는 김일성 세습 독재정권을 강하게 반대한 중심 세력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떠나 온 고향과 헤어진 가족을 생각하며 눈물짓기도 했던 이들이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야곱과 에서의 만남처럼, 야곱과 요셉의 만남처럼 남북 이산가족의 상봉을 성사시켜 이들의 눈물을 씻겨 주어야 하지 않을까? 종교인들의 평균 수명이 더 길다고 볼 때 현재 남북 이산가족 생존자 중에는 기독교인들의 비율이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인 직업별 평균 수명
한국인 직업별 평균 수명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과거에는 남북 정부 당국이 주도했으나 지금은 형식적으로 사단법인 남북이산가족협회가 앞장 서고 정부는 지원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남북이산가족협회는 향후 2, 3년 안에 북측 이산가족 약 5만 명의 생사를 확인해 남한의 가족에게 알리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북한에서는 생사확인 조사 및 수수료로 3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재정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그마저도 미국을 중심한 국제 제재와 정치, 군사적으로 남북대결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지금이 골든 타임이다. 이 시점에서 남북한 당국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서독이 가족 재결합이란 명목으로 몸값을 주고 동독인들을 서독으로 이주시켰던 사례들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서독은 동독이 1961년 베를린 장벽을 쌓아 동독인들의 서독 탈출을 막고 양국 간의 접촉과 교류를 제한한 이래 통독 전까지 가족 재결합이란 명분으로 평균 몸값으로 810만 마르크(29백만36백만원)를 지불하고 매년 23백명 정도를 서독으로 이주시켰다. 당시는 이것이 동독에서 서독으로 탈출하는 유일한 합법적 통로였다.

우리도 이런 방식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선적으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북한 정권에 대한 현금 지원이 일정 부분 문제가 되고 있지만 이런 부분을 뛰어 넘어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정부쪽에서는 국군포로 송환에 촛점을 맞추고, 민간 차원에서는 일정 나이를 넘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양쪽이 원하면 몸값을 지불하고라도 죽기 전에 상봉할 수 있도록 남한으로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럴 경우 정부나 당사자들이 재정 지불 능력이 부족하거나, 국제 제재로 현금 지급이 어려울 경우 민간 단체들이 일정 부분 이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그 중 상봉 대상자가 단순 이산가족이라면 민간단체가 맡고 기독교인이라면 한국교회가 이를 맡아 대신 지불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사실 북한 입장에서는 북한 체제에 전혀 도움이 않되는 국군포로들과 월남자 가족들을 자신들이 원하는 현금을 받고 남으로 보내는 일에 반대할 이유가 없고, 남한 정부 입장에서도 체제 승리를 뜻하는 일이기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앞서 미국도 2023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 북미 이산가족 상봉법안을 포함해 지난해 1223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법으로 제정했으며, 이 법안에는 미국 국무장관 혹은 장관이 지명한 사람이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북미 이산가족 상봉 방안에 대해 정기적으로 협의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는 미국도 이산가족 상봉에 관심이 크다는 반증이다. 따라서 이를 성사시키기 위한 남북한 정부 관계자들의 인도적 차원의 통큰 결단이 필요하고 미국 등, 국제 사회와 협의를 하고 설득해야 한다. 여기에는 한국교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한국교회가 다른 할 일이 많겠지만 이 일은 시급성을 필요로 하며,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이미 한국교회는 다른 어떤 기관이나 단체보다 폭넓은 다양한 대북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북한을 다양한 방법으로 적극 지원해 왔고, 앞으로도 전폭 지원할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한국교회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한국교회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며 시대적 책임이기도 하다는 인식을 갖고, 한국교회가 구축한 대북 관계를 발판으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서 최대한 모든 힘을 모으고, 힘써 노력해야 함이 마땅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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